인간의 내적 분열은 곧 외부 세계를 분열된 대상과 사건의 집합으로 보는 관점을 갖게 한다. 자연 환경은 따로 떨어진 부분들로 구성된것처럼 취급받는다. 이렇게 조각난 관점은 사회까지 확장된다. 저마다 다른 국가, 인종, 종교, 정치 집단으로 분열된다. 이러한 분열이 정말 다른 조각들이라고 믿는 것이 사회적•생태적•문화적 위기의 근원으로 볼 수 있다.
그것은 우리를 자연과 인류 동포로부터 소외시켰다. 자연 자원을 부당하게 분배하고 경제적 무질서를 만들게 됐다. 폭력은 우발적이거나 제도화되면서 파도처럼 밀려오고 있다. 더럽게 오염된 환경 속에서 생명은 육체적•정신적으로 병들어 간다.
데카르트적인 분할과 기계론적인 세계관은 양면성이 있다. 고전 물리학과 기술의 발달에는 크나큰 기여를 했다. 반면 인류의 문명에 대해서는 많은 부작용을 만들었다. 20세기 이전까지 과학은 데카르트적인 분할과 기계론적인 세계관에 기원을 뒀다. 그러다 20세기에 들어와서 분열을 극복하고 초기 그리스와 동양 철학에 표명된 전일의 이데아로 회귀하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동양의 세계관은 '유기적'이다. 기계적인 서양의 관점과 대조적이다. 동양의 신비론에서 감각에 비치는 모든 사물과 사건은 상호 관련되고 연결돼 있다. 다 같은 궁극적인 실재의 다른 양상이거나 현시일 뿐이다. 우리가 인식하는 세계를 개별적이고 분리적으로 구분하고 이 세계 안에서 고립된 자아로서 우리 자신을 체험해 보려는 경향은 우리 심성에서부터 시작된 환각이라고 본다. 불교 철학에서는 아비댜, 즉 무지라고 불린다. 극복해야 할 마음의 불안 상태로 간주된다.
마음이 흔들리면 잡다한 사물이 생기지만,
마음이 고요하면 잡다한 사물이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