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 디샌티스는 플로리다 주지사는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 중 한명이다. 그는 세계 최대의 엔터테인먼트 기업 월트 디즈니와 갈등을 겪고 있다.
성소수자(LGBTQ+) 권리와 정치적 올바름(PC) 등 진보와 보수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이념 문제에서 맞붙은 양측 갈등이 내년 미 대선의 중대 변수로 떠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디즈니는 밥 아이거 현 최고경영자(CEO)가 한때 민주당 소속 대선 후보로 거론됐을 만큼 민주당 분위기가 강한 회사로 알려져있다.
디즈니의 진보성향 비판
디즈니와 디샌티스는 디즈니 월드가 있는 리디 크리크 지역에 대한 자치권을 두고 충돌했다. 이 지역에서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 경제에 기여하고 있는 디즈니에 대해 주의회에서 56여 년간 부여해온 규제 면제와 면세 등 광범위한 자치권한을 디샌티스가 박탈하려 하자 디즈니는 이를 무력화하기 위한 법·행정 조치로 맞섰다. 지난해 3월 디샌티스가 일선 학교에서의 성적 지향·성 정체성 교육을 금지한 이른바 ‘돈 세이 게이(Don’t Say Gay·게이라고 말하지 말라)법’을 통과시키자 디즈니 직원들이 이를 비난하는 항의 파업을 벌이며 공개적으로 반발한 이래 양측의 갈등은 격화하는 양상이다.
디즈니 플로리다 사무실 이전 취소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그룹인 월트디즈니컴퍼니(디즈니)가 9억 달러(약 1조2000억 원) 규모의 플로리다로의 사무실 이전 계획을 철회했다. 동성애 교육 금지법 반대로 시작된 공화당 소속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의 갈등이 투자 계획 철회까지 이어지며 악화되는 모습이다.
2023년 5월 18일 외신에 따르면 디즈니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캘리포니아에서 플로리다로 사무실을 옮기려던 계획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디즈니는 또 플로리다 올랜도 디즈니랜드 근처에서 운영 중인 스타워즈 인 유니버스 주제의 호텔도 10월 종료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즈니의 이번 결정으로 플로리다 주 정부의 기업 투자 유치 계획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디즈니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플로리다 올랜도 노나호수 인근에 180만㎡ 규모의 사무 구역을 건설할 계획이었다. 총 9억 달러가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캘리포니아에서 근무하는 직원 2000명이 이주할 예정이었다.
디즈니의 이번 투자 철회는 공화당 소속 디샌티스 주지사와의 갈등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 지난해 5월 플로리다주가 공립학교에서 저학년 학생들에게 동성애 등 성적 정체성에 대해 교육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이른바 ‘게이 교육 금지법’을 제정했는데 밥 체이펙 전 디즈니 CEO가 공개적으로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돈독했던 플로리다 정부와 디즈니 관계에 균열이 나기 시작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자신의 정책에 반대하는 디즈니에 보복하기 위해 디즈니 지구에 부여해온 특별 세금 혜택을 박탈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디즈니는 주 정부와 디샌티스 주지사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